타이틀이 바뀌었을 뿐인데,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Product Manager으로 합류했을 때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이미 어느 정도 정의되어 있었습니다. 현장의 불편함, 운영팀의 요청, 경영진의 방향성. 저는 그것을 제품으로 구체화하는 역할이었습니다. Product Lead가 되면서 바뀐 건 단 하나였습니다. 그 '정의' 자체가 제 일이 된 것입니다.
가장 낯설었던 것: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하는 일
Product Manager일 때는 백로그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중요도를 매겨둔 리스트를 받아서 위에서부터 실행했습니다. Product Lead가 되고 나서는 그 리스트를 제가 만들어야 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역할이 추가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일하는 방식 전체가 달라졌습니다.
"이게 왜 지금 우선순위인가요?"라는 질문을 팀원에게, 경영진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계속 던져야 했습니다. 처음 몇 달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돌아간 건 항상 데이터였습니다. 숫자가 있으면 설득이 아니라 공유가 됩니다.
Product Manager은 '어떻게', Product Lead는 '왜'부터
가장 명확하게 느낀 차이는 회의에서였습니다. Product Manager으로 일할 때의 회의는 대부분 "어떻게 만들지"를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Product Lead로서의 회의는 "이걸 왜 만드는지"를 먼저 맞추는 자리가 됐습니다. 방향이 어긋난 상태에서 실행 디테일을 논의하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이 생긴다는 걸 몇 번의 시행착오로 배웠습니다.
혼자 결정하는 것과 팀이 납득하는 것은 다르다
Product Lead가 되면서 또 하나 달라진 건 결정의 무게였습니다. Product Manager일 때는 내 결정이 틀려도 위에서 검토하는 레이어가 있었습니다. Lead가 되면 그 레이어가 얇아집니다.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근거를 단단하게 갖춰야 팀이 방향을 신뢰하고 따라옵니다.
좋은 결정보다 팀이 납득하는 결정이 더 빠르게 실행된다는 것도 이때 배웠습니다.
타이틀의 변화는 작았지만, 일의 무게 중심이 실행에서 정의로 이동했습니다. 그것이 Product Manager과 Product Lead의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